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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채근담-홍자성, 삶의 지혜

호야호 2012. 10. 28. 10:30

가끔은 삶에 있어 무의미함을 느끼기도 하고, 심적으로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해 헤매기도 합니다. 아마도 인생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되는데요. 그럴 때마다 펼쳐보는 책이 있는데, 바로 채근담이라는 책이에요. 채근담은 중국 명(明)나라 때 유학자인 홍자성(洪自誠)이 써서 남긴 정신수양서 또는 처세서입니다.


채근담이란 제목은 송나라 유학자인 왕신민의 '사람이 항상 나무 뿌리를 씹을 수 있다면 모든 일을 가히 이루리라' 란 말에서 인용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이것은 비록 사람이 초근 목피로 연명한다고 해도 매사에 성실하고 청렴하며 성심을 다한다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뜻이랍니다.


채근담은 유교사상이 바탕이 되고 불교와 도교의 진리까지 아우른 것으로, 삶의 지혜가 담겨져 있습니다. 섭세편, 도심편, 자연편, 수성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생각나는 글귀 한 번 옮겨 보겠습니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나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하면 원망하고 탓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위안을 얻게 된다. 마음이 조금 게을러질 때에는 나보다 나은 사람이 많음을 생각하면 정신이 새로워져 분발하게 된다. -채근담 섭세편 중-

 

사람은 오로지 무념(無念)을 구하려고 애쓰지만 생각이 없을 수 없다. 다만 앞의 생각에 머물지 않고, 뒤의 생각에도 얽매이지 않아 현재의 인연(因緣)에 따라 타개해 나간다면, 자연히 무념의 경지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채근담 도심편 중-

 

정취는 많은 곳에서 얻는 게 아니다. 좁은 못, 작은 돌에도 연기와 안개가 깃든다. 훌륭한 경치는 멀리 있는 데서 느끼는 게 아니다. 오막살이 초가에도 시원한 바람, 밝은 달의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높고도 먼 곳에서 진리를 구하려 하는데, 이것은 수고로울 뿐 얻는 것이 없다. 가깝고 평범한 속에서 진리를 구할 수 있다. -채근담 자연편 중-

 

마음의 본체가 밝으면 어두운 방 안일지라도 푸른 하늘이 있다. 그러나 마음이 어두우면 밝은 대낮에도 도깨비가 나타난다. -채근담 수성편 중-



아주 오랜 옛날에 씌여진 글이고 우리는 그야말로 복잡다난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것이 변했지만 인간에게 요구되는 본질적인 것만은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매 한 가지가 아닐까요? 고리타분한 고전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물질 만능주의, 인간성 상실 등의 폐해를 겪고 있는 현대인들에게야말로 꼭 한 번쯤 새겨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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