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
이태수 시집 '거울이 나를 본다'리뷰/책 2019. 5. 5. 09:34
오랜만에 시집 한 권을 읽었습니다. 시는 아무래도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되는 것이기에 이해 못하는 부분도 있어 즐겨 읽지는 않는데요. 정말 오랜만에 시집을 읽게 되었네요. 이태수 시인이 지은 「거울이 나를 본다」라는 시집이에요. 거울은 내가 보는 것인데 반대로 거울이 나를 본다라는 의미가 과연 무엇일지 궁금하더라고요. 일단 이 시집의 지은이 이태수 시인은 1947년 경북 의성에서 출생하여 1974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고, 자유시 동인으로 활동하였다고 합니다. 「거울이 나를 본다」라는 시집은 그의 14번째 시집으로 '유리창', '나의 나', '구름 그림자', '부재(不在)', '꿈꾸듯 말 듯' 등 시 66편에 '나의 시 쓰기-초월에의 꿈과 그 변주'라는 과거 등단 초기에 펴낸 시집에서부터 근래의 시집에 ..
-
앙젤 리에비의 눈물 한 방울리뷰/책 2019. 2. 28. 09:06
'눈물 한 방울' 앙젤 리에비가 기자 에르베 드 샬랑다르를 만나 자신이 겪은 체험을 들려주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까지 출간하였는데요. 바로 그 책이 이 '눈물 한 방울'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앙젤 리에비는 심한 두통으로 응급실에 실려가게 되고 혼수 상태에 이르렀어요. 하지만 본인 자신은 움직이지 못하고 표현할 수 없는 상태일 뿐 감각이 완전히 없어진 것 아니었기에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고 생각도 할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의료진들은 그것을 알 리 없고 가망이 없다는 진단 하에 인공호흡관을 떼어낼 것을 제안했고, 죽음을 준비하라는 통보까지 받게 됩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앙젤 리에비가 흘리는 눈물 한 방울을 보았고, 그 이후 상태가 호전되어 일단 ..
-
다카노 에스꼬 일기를 책으로 '스무 살의 원점'리뷰/책 2019. 2. 8. 09:42
다카노 에쓰코가 지은 '스무 살의 원점'이라는 책, 이 책은 지은이가 스무 살이 되던 해의 1월부터 6월까지 쓴 일기를 모아 놓은 책으로 성년이 된 일본 젊은이들이 많이 읽는 스테디셀러라고 해요. 일단 이 책을 읽기 전 지은이 소개부터 보니 출생년도가 1949년이고요. 1969년 6월에 스스로 철로에 뛰어들어 생을 마감하였더라고요. 얼마나 힘들었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하고 일단 안타까운 마음부터 들었습니다. 그렇게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결론부터 알고 지은이의 일기를 엿보는 결과가 된 셈인데요.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면서 그녀의 감정에 동화되는 부분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지은이의 일기에서 당시 일본에서는 학생운동이 최고조로 이르는 때라 그에 대한 고민도 엿볼 수 있..
-
로베르트 제탈러 소설 '담배 가게 소년'을 읽고리뷰/책 2019. 1. 10. 09:29
최근에 읽은 책은 「담배 가게 소년」이라는 소설로 오스트리아 출신의 소설가 겸 시나리아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로베르트 제탈러가 지은 책입니다. 송착식의 노래 '담배가게 아가씨'가 아닌 「담배 가게 소년」, 일단 제목만 봐도 담배가게의 소년이 주인공인 것 같지요. 일단 소설 배경은 1937년, 1938년 오스트리아 빈이에요. 소설 속 주인공인 프란츠 후헬은 17세 나이로 고향을 떠나 담배와 신문, 문구 등을 파는 상이 용사인 오토 트르스니에크 가게에서 견습생으로 일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가게의 단골인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만나게 되는데요. 프로이트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로 그 정신분석학자로 소설 속에서 주인공 프란츠와 세대를 뛰어 넘은 우정을 쌓기도 하지요. 그리고 쓰디쓴 사랑의 결말이 되고 말았지만 ..
-
엄마의 골목 김탁환 에세이리뷰/책 2018. 12. 1. 09:30
엄마의 골목이라는 책은 김탁환 작가가 그의 엄마와 진해 곳곳을 함께 걸으며 엄마가 풀어 놓는 이야기들을 옮긴 에세이에요. 그러니 당연히 진해의 곳곳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책을 들었습니다. 사실 진해라는 지역은 저에게도 좀 특별한 곳입니다. 작가의 어머니처럼 저희 엄마 역시 진해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결혼을 하기 전까지 살았던 곳이에요. 그리고 저 역시 어릴 때 외갓집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고요. 따라서 진해는 단순히 군항제가 열리는 벚꽃의 도시로만 기억되지는 않지요. 그런데 저의 진해에 대한 기억은 그렇게 깊지는 않아요. 외가 식구들이 다른 지역에 이사를 가는 바람에 그 이후에는 진해에 갈 일이 없었으니 저의 기억은 딱 어릴 때 그뿐입니다. 그러니 책에 나오는 흑백다방이니 양어장이니 그런 ..
-
정형남 소설집 노루똥을 읽고리뷰/책 2018. 11. 6. 08:13
가뭄에 콩 나듯 가끔 읽는 책, 노루똥이라는 책이 집에 있길래 오랜만에 또 책 한 권을 집어들었습니다. 노루똥은 정형남 소설집으로 책 제목이기도 한 노루똥 외에 여러 편의 중단편 소설이 실려있어요. 일제 강점기 항일운동 때부터 줄곧 그 자리를 지킨 적송을 친일파 후손 도용이 벨려고 하다가 깔려 죽은 것을 계기로 마을 사람들의 기억들을 풀어내는 '반추동물의 역사', 형의 국립묘지 안장을 위해 도움을 받고자 찾아 온 용천으로 인해 과거 망자의 혼례로까지 이어진 사건을 다시금 떠올리는 '망각에서 깨어난 아침'이 실려 있고요.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과거의 기억을 풀어내는 '파도 위의 사막', 사고로 아내를 잃고 그리워하는 임사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노루똥', 맛있는 막걸리 맛에 반해 찾아간 개도라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