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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왕사를 다녀온 후, 영원할 수 없는 삶을 자각하게 된 계기
    일상, 여행, 생각 2011. 9. 1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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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이상 키웠던 저희 집 귀염둥이 애완견이 세상을 떠난 지 49일째.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은 뒤 49일째에 다음 세상에서 좋은 곳에 사람으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례의식인 49제를 치르죠.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먼 길 떠난 저희 집 애견을 위해 사람처럼 49제는 못하더라도 마음만이라도 좋은 곳에 가라고 빌어주고 싶어 가까운 절을 방문했습니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원미2동 원미산(보운산이라고도 함) 중턱에 자리 잡은 석왕사에요.


    석왕사에 대하여

    석왕사의 창건은 조선시대 말기로 추정하고 있는데 당시는 정확한 절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몇몇 스님들이 탄압을 피해 이 곳으로 와서 토굴을 파고 밭갈이를 하며 조그만 불당을 지어놓고 기도를 드리는 곳으로 추정하는데 그후 1920년대 기와장과 불상이 발견되면서 절을 지었으나 번창하지 못하고 조그마한 절로 유지되어 오다가 1976년도 고산 대화상이 주위의 땅을 매입하여 중창(재창건)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절의 이름을 석왕사라 한 것에 대해서는 함경남도 암변군 문산면 설봉산에 있는 사찰 석왕사의 호국불교사상을 이어 서해안의 안위를 위하여 명명하게 된 것이랍니다. 이후 2005년 경기도 제 102호 전통사찰로 지정되었습니다.






    저는 불교신자가 아니기 때문에 법당 안에 들어가는 것을 어색해하지만 그래도 용기내어 잠시 법당 안에 들어가 마음 속으로 기도를 하고 나와 주변을 좀 둘러보았습니다.






     

    절 중앙에 탑이 하나 있는데 팔각구층석탑입니다.





    탑 앞에는 이 석탑에 대해서 설명해 놓은 표지판이 있어요. 이 팔각구층석탑에는 스리랑카 라만냐종 원로이신 바데가마 위말라완샤 스님께서 모시고 온 진신사리 3과와, 1991년 5월 정통정법 계승을 위한 사경대법회에서 금자, 은자, 먹자로 사경한 금강반야바라밀경이 함께 봉안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건 천왕문과 범종루입니다. 불법을 지키는 선신(善神) 사천왕이 모셔진 곳이죠. 이 곳 석왕사는 천왕문과 범종루가 함께 조성되어 있는데 범종루는 사찰의 종을 달아놓은 곳입니다. 사천왕문 위에 있습니다.







    제(祭)가 있는 모양입니다. 차들이 많이 주차되어 있습니다.





    절에만 오면 엄숙해져야 할 것만 같고 많이 조심스러워집니다.




     

    반면에 푸르른 절의 정취가 마음을 안정시키고 포근하게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옆에는 극락전이라고 씌어진 건물이 있네요. 아마 장례를 치르는 곳인가 보네요. 그 날 날씨가 잔뜩 흐려서인지 마음이 괜히 더 숙연해지고 생(生)과 사(死)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 아무리 돈 많은 재력가라도, 아무리 명예로운 사람일 지라도 비껴갈 수 없는 것이 사(死)일 테죠. 세상이 아무리 불공평한 사회라 할 지라도 이것만은 온 세상 만물의 공통이며 평등 그 자체입니다. 어쩌면 죽음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예정되어 있는 확실한 결과물인 것만은 분명한데 단지 그 시기를 알 수 없으니 그저 막막한 존재라는 것만 인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가끔 그 전날에도 서로 이야기하며 만났던 사람이 그 다음날 하늘 나라로 떠났다는 비보를 접하게 됩니다. 그만큼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사이죠. 하지만 그 같은 불행은 나와는 거리와 먼 것이라고, 예견된 죽음은 그저 먼 미래의 한 순간일거라고 치부하여 무조건 앞만 보고 내달립니다.


    옆을 볼 겨를도 없습니다. 마치 높다랗게 늘어서 있는 계단을 밟듯이 자꾸만 위로 한계단씩 밟
    고 올라갑니다. 그 계단도 더이상 밟을 곳이 없는 끝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저마다 사람들은 더더욱 조금이라도 여유를 가지면 혼자만 뒤쳐질 것 같은 강박관념을 가지고 팍팍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부터 한 번 반성해 봅니다. 마음만 앞세우고 그저 살아가기만 급급하지는 않았는지, 그저 정면만 바라보지는 않았는지 말이죠. 이 세상에는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이 많은데 그것을 여지껏 놓치고, 갇혀있는 세상에 사는 것처럼 그 좁은 공간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인 양 마구 불평하면서 살지는 않았는지 말입니다.


    가끔 고개를 들어 위로 파랗게 펼쳐져 있는 하늘도 쳐다보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소박한 풀 한포기, 꽃 한 송이라도 쳐다보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야될 텐데 말이죠. 그동안 등한시해온 가까운 이웃들, 가족들도 돌아보면서 잠시 복잡한 일상을 내려놓아야 될 텐데 말이죠.


    단순하게 정면으로만 쳐다보는 삶이 전부라고 생각하면서 이 세상 살아가기 힘들다고 그래서 주위의 이웃들, 가족들을 돌아볼 겨를도 없다고, 아니 그들과 영원히 함께할 수 있다는 착각하에, 그래서 가까운 분들 일수록 관심을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네 인생살이 정말
    한 치앞도 모르는 데 말이죠.


    갑자기 주절주절 말이 길어졌네요. 동고동락한 저희 집 애견이 갑자기 떠나면서 저에게 많은 깨달음을 준 것 같아요. 한 번 뿐인 인생! 서로 총을 겨누는 전쟁터 같은 삶이 아닌 가까운 곳에서 행복을 찾고, 곁에 있는 사람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꼭 물질적인 여유는 아닐지라도 정신적인 여유라도 가지고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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