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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 때면 한 마리의 개가 생각나는데요. 그 한마리의 개는 저희 집에서 6년을 함께 동고동락한 반려견으로 12년 전에 저 세상으로 떠난 앵두라는 애견입니다. 품종은 요크셔테리어, 유난히도 작은 체구였지만 앙칼지게 짖어대었고, 짧은 다리로 힘차게 뛰어다녔던 달구진 녀석이었죠.

 

가끔 TV에서 보면 주인이 가져오라는 물건 척척 가져오는 똑똑한 강아지들을 볼 수 있는데, 저희 집 반려견 앵두도 훈련을 안 시켜 그다지 많은 단어를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몇 개의 단어는 알아들어 알아서 가져올 정도로 똑똑하고 야무져 온 식구들에게 사랑받는 귀염둥이였었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안락사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데요. 그 얘기를 해 볼려고 합니다.

 

 

그렇게 잘 뛰어다니던 저희 집 강아지 앵두가 특별히 다친 적도 없는데 갑자기 걷지를 못하는 거에요. 다리 자체를 잘 세우지도 못하고요. 당연히 동물 병원에 갔었죠.

 

병원에 가서 진찰해 본 결과 일단 다친 적이 없으니 뼈에 이상도 없었고, 이외에 별다른 이상을 찾을 수가 없었는데요. 수의사 선생님이 일전에 못 걷는 개가 있었는데 주사 투여 후 걷게 되었다고 하시면서 앵두에게도 그 주사제를 투여해 보자고 하셨어요.

 

그렇게 병원에 다녀온 뒤 신기하게도 약간 뒤뚱거리기는 했지만 걷기 시작하더라고요. 호전이 있는 것 같아 다음날에도 또 그 다음날에도 계속 병원에 다녔었는데요. 그런데 다시 못 걷는 건 둘째치고, 점점 눈의 촛점도 이상해지고 고개를 이리저리 젓는 게 한눈에 봐도 심각한 상태인 것 같더라고요.

 

다시 병원으로 갔고 그 날도 주사를 맞았는데요. 갑자기 그 주사제가 궁금해서 물으니 스테로이드 주사라고 하더라고요. 스테로이드는 많은 부작용이 있다는 걸 알기에 순간 아찔했어요. 사람도 지속적으로 투여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유발될 수도 있다고 하던데, 조그만 초미니견에게 투여했으니 오죽했을까 하고...(과량 투여했는지, 무슨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그렇게 집으로 데려왔는데 그날 밤에 쌕쌕거리면서 한숨을 못 자더라고요. 그리고 좀 진정되는 듯해졌는데요. 더이상 병원 데려가기가 겁나 며칠동안 지켜보게 되었는데 혀가 괴사가 된 상태, 혀가 입밖으로 완전히 빠진 채 우리가 생각하는 빨간 혀와는 거리가 먼 시커먼 색의, 혀의 기능을 아예 상실한 상태가 되었어요.

 

물 한 방울도 자기 입으로 삼킬 수 없고, 주사기로 입에 넣어줘도 밖으로 흘러내리는 게 태반이고요. 게다가 토혈까지 했답니다. 아마도 독한 약으로 장기가 완전히 망가진 상태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 당장에 기존에 다녔던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 가게 되었는데요. 이미 가망없는 상태라고 안락사를 권유하시더라고요. 결국 더이상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고자 안락사를 시키기로...

 

 

그렇게 잠든 듯이 세상을 떠났답니다. 아직까지 온기가 채 가시지 않은 녀석을 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더이상의 고통없이 그래도 잘 보냈다는 생각과 그래도 끝까지 지켜볼 걸 하는 후회가 뒤섞여 제 자신이 많이 힘들었는데요.

 

가끔 TV에서 어쩔 수 없이 안락사 당하는 유기견들 보면서 가슴 아프곤 했었는데, 더 이상의 치료도 불가한 가망없는 아이라지만 몇 년씩이나 함께 동거동락했던 반려견을 안락사 시킨 것에 대해 그렇게 죄책감에 시달리게 될지는 몰랐어요.

 

그렇게 원망, 후회, 안타까움의 감정은 10년이라는 세월과 함께 서서히 묻혀지고, 이제는 그리움만 남아있는 상태인데요. 한 번씩 미치도록 보고 싶을 데가 있어요. 그 날이 바로 오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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